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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에는 패션디자인의 개념과 특성에 대해 조사했었고, 이번 주에는 한글 디자인에 대해 조사를 해보았다.
백성들이 쉽게 익히고 쓸 수 있으며,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우리의 글자 한글의 가치가 현대에 들어서 재조명 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디자인적 가치’이다. 한글은 조음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자음과, 특히 천(天), 지(地), 인(人)을 본떠서 만든 모음으로 이루어져 있어 우주를 반영한 문자라고 칭해지기도 하며 간결한 기하학적 요소로 수평성, 수직성, 동그라미, 네모, 세모 등의 변형으로 디자인에서의 무한대의 가능성을 가진 문자로 평가받는다. 천지자연의 이치와 맞물려서 글자를 만듦에 있어 그 꼴과 짝짓고, 소리가 거세어짐에 따라 획이 더해지는 방식으로 한글의 짜임의 과학성, 즉 글자 형상의 자체적 질서가 잘 조화된 시스템으로서 디자인적 가치가 잘 드러난다. 또한 천지인을 형상화한 ‘ㅇ’, ‘ ㅡ’, ‘ㅣ’을 기본으로 종횡과 합용의 법칙을 사용함으로써 기능과 꼴의 어울림이라는 한글만의 독창적인 조형성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준희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한글은 단순하면서도 기하학적인 동시에 두 가지 요소를 합리적으로 조합시킨 문자”라며 “‘ㅇ’, ‘ ㅡ’, ‘ㅣ’ 등의 최소 형태로 여러 응용이 가능해 단순한 형태를 선호하는 최근 디자인 사례와도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글은 기본 글자체부터 상당한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는데, 우주의 모든 형태를 환원시킬 수 있는 기하학적인 요소들을 한글의 선과 형태로 삼았다는 것은 “이것은 내가 지은 것이 아니라 기왕에 있던 우주의 이치를 담아낸 것”이라 훈민정음에서 나왔듯 세종대왕은 우주의 질서를 문자 속에 구현하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이 기하학적인 요소들을 네모꼴이라 한다. 네모꼴이란 형태에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동아시아의 전통인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이 담겨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한글은 초성, 중성, 종성의 원리에 분리 되어 있는데, 여기서 ‘종성부용초성’이라는 초성자와 종성자의 동일성이 존재한다. 게다가 소리의 성질을 세종은 디자인으로 연결 시켰는데 발음법상 특징이 비슷한 ㅁ,ㅂ,ㅍ이 가획의 원리에 의해 글자의 생김새 간에도 관련성을 가지게 되는 것, 그리고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 글자를 만든 상형의 원리를 보면 그런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문자 디자인 방식 때문에 한글은 태생부터 조형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하하하’ 라고 쓰여 있는 것만 보아도 웃음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이런 것이 우연한 결과가 아니고 처음에 글자를 만들 때부터 상형이란 디자인 원리를 적용했기 때문인 것이다.
한글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한글 캘리그래피는 이미 영화나 드라마의 제목, 간판 글씨, 상품의 상표 등의 디자인 전반에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한국의 전통 거리라고 일컬어지는 인사동 거리에서는 한국 전통 문양을 비롯하여 한글을 디자인한 여러 상품들을 자주 있는데, 외국인들에게는 한류 열풍을 타고 한글이 전해져 한글이 적힌 의류를 입거나 한글로 문신을 새기는 외국인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류작가 ‘펄 벅’은 한글을 보고 “한글은 24개의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가장 단순한 문자 체계이지만, 한글을 조합하면 어떤 언어라도 표기할 수 있다. 세종 대왕은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외국에서부터 우리나라 글자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글디자인이 우리의 시각문화로서 그 역할과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한글디자인 제품에 대한 접근 방식 다양화이고, 두 번째는 문화에 대한 예의이며, 세 번째는 사회적 합의다. 한글이 우리의 자존심이고, 고유의 멋을 발현하는 데 주요한 대상이라는 사고를 공유한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글에 대한 태도는 변해야 한다. 창작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이 모든 바람이 모두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한글, 그리고 한글의 멋과 가치, 가능성이 담긴 시각문화는 더욱 풍요롭고 아름다워 질 것이다.
